
디지털 장의사가 수행하는 가장 어려운 일은 기술적인 삭제 작업이 아니다. 진짜 도전은 고인을 둘러싼 유족들 간의 감정, 의견, 기억이 충돌하는 순간이다. 고인의 이메일, 사진, 개인 메모, 영상 등은 단순한 파일이 아니라 유족 각각에게는 추억이자 민감한 사적 영역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디지털 장의사는 종종 유족 간의 갈등 한가운데에 놓이게 된다. 누군가는 고인의 SNS를 추모 계정으로 남기고 싶어 하지만, 다른 가족은 완전히 삭제되길 원한다. 개인정보 보호, 기억 보존, 감정 회피 사이에서의 줄타기. 이 글에서는 디지털 장의사가 실무 현장에서 마주하는 유족 간 갈등 사례와 정보 접근 권한이 법적·정서적으로 충돌할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누가 고인의 디지털 자산을 결정할 수 있는가?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