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장의사

디지털 장의사가 직면하는 사망자 명의로 생성된 가짜 계정 문제

wellnews 2025. 7. 14. 20:10

사람은 세상을 떠나지만 그 이후에도 디지털 공간 속에는 그 존재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고인이 생전에 사용하던 계정은 물론, 사망 후에 누군가 고인의 이름과 사진, 생전 활동을 도용해 만든 가짜 계정이 등장하기도 한다. 특히 SNS 플랫폼이나 오픈 커뮤니티, 블로그, 메신저 앱 등에서는 고인을 흉내 낸 게시물이 올라오거나 광고나 사기 목적으로 고인의 명의가 사용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계정들이 대부분 유족이나 지인들의 신고 전까지는 방치되며 일부는 고인의 의지와 전혀 무관한 게시물로 인해 명예를 훼손하거나 감정적 충격을 유발한다는 데 있다. 디지털 장의사는 이처럼 사망자 본인이 만들지 않은 제3자의 가짜 계정, 즉 비공식적 디지털 흔적을 식별하고 대응하는 일까지도 책임지게 된다. 고인의 명의와 이미지를 보호하고, 유족이 마주할 수 있는 2차 피해를 예방하는 것은 이제 디지털 장례의 핵심 과업 중 하나가 되고 있다.

 

디지털 장의사와 가짜 계정 문제

 

디지털 장의사가 식별하는 고인 명의도용 계정의 특징과 경로

 

가짜 계정은 고인의 이름이나 사진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생전의 발언 내용이나 게시글 스타일을 흉내 내어 더 정교하게 구성되기도 한다. 특히 팔로워 수가 많았던 고인일수록, 그 존재감을 활용해 주목도를 얻으려는 시도가 많아진다. 디지털 장의사는 유족으로부터 의심스러운 계정의 존재를 전달받거나, 주요 플랫폼에서 고인의 이름이나 이미지로 검색하여 유사 계정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도용된 계정은 보통 게시물이 적거나, 기존 친구·지인들과 연결이 없는 특징을 보인다. 일부는 마케팅을 위한 광고 계정으로 활용되거나, 심지어는 특정 종교나 정치사상을 대변하는 듯한 글을 게시해 사후 이미지에 타격을 주기도 한다. 디지털 장의사는 이 과정을 통해 가짜 계정의 생성 경위와 사용 목적을 파악하고, 해당 플랫폼의 신고 시스템 또는 고객지원 채널을 통해 즉각적인 조처를 한다. 고인의 생전 콘텐츠와 비교하여 명백히 당사자 본인의 계정이 아님이 확인되면, 플랫폼 측에서도 계정 정지나 삭제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


플랫폼별 대응의 차이와 디지털 장의사의 조율 방식

SNS 플랫폼과 웹사이트마다 사망자 계정에 대한 정책은 제각기 다르며, 가짜 계정에 대해서도 일률적인 대응이 어렵다. 어떤 플랫폼은 사망자 명의도용이 확인되면 즉시 삭제 처리하지만, 다른 경우에는 유족이 공식적인 문서를 제출하고 장기간 대기해야 하는 번거로운 절차가 요구된다. 디지털 장의사는 이 같은 현실적 격차를 고려하여, 유족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정리 계획을 조율한다. 예를 들어, 고인의 이름이 사용된 블로그나 게시판 글의 경우, 해당 플랫폼의 운영진과 협의하여 삭제 요청과 함께 사망 증빙 자료를 제출한다. 이때는 고인의 주민등록초본, 가족관계증명서, 사망진단서 등이 필요할 수 있으며, 디지털 장의사는 이에 대한 준비부터 제출, 결과 확인까지 모든 절차를 대행하거나 안내한다. 가짜 계정이 복수로 운영되거나, 같은 인물이 여러 계정을 운영하는 흔적이 발견될 경우에는 명예훼손 혹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법률 자문이 필요한 경우도 생긴다. 이처럼 디지털 장의사의 업무는 단순히 기술적인 정리를 넘어, 고인의 권리를 지키고 유족의 감정적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확장된다.


사망자 명의도용이 불러오는 감정적 피해와 디지털 장의사의 배려

고인의 이름과 얼굴이 전혀 알지 못하는 게시글이나 광고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은, 유족에게 심각한 심리적 충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누군가 고인을 사칭하며 가족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고인의 명의로 허위 정보를 퍼뜨리는 일이 발생하면, 단순한 개인정보 침해를 넘어 상실감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는 결과를 낳는다. 디지털 장의사는 이러한 상황에서 유족이 다시 상처받지 않도록 모든 소통 과정을 정중하게 진행하며, 반드시 유족의 감정 상태를 우선 고려한다. 때로는 유족이 ‘고인의 흔적을 지우는 것 같다’며 삭제 요청에 망설이기도 하고, 반대로 ‘누군가 고인을 조롱하는 것 같다’며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기도 한다. 디지털 장의사는 이처럼 복잡한 감정선을 인정하면서,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바탕으로 유족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이러한 배려는 단순한 대응 매뉴얼이 아니라, 고인을 둘러싼 디지털 공간을 정리하는 데 필요한 태도다. 감정적 동요 없이, 존엄을 지키며 디지털 공간을 마무리하는 일은 결국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디지털 장례에서 가짜 계정 정리는 필수적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디지털 장례라는 개념이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단순히 고인의 계정을 폐쇄하는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 고인의 이름과 정체성을 도용한 가짜 계정이 존재한다면, 이는 남겨진 유족과 지인들에게 혼란과 상처를 안기는 요인이 된다. 디지털 장의사는 더 이상 단순한 데이터 관리자나 정리 전문가가 아니다. 그들은 고인의 온라인 정체성이 온전히 사라질 수 있도록, 진짜 계정과 가짜 계정을 구분하고, 그 차이를 설명하며, 기술적·법적 절차를 안내하는 조력자다. 특히 SNS, 커뮤니티, 블로그 같은 실시간 상호작용 기반의 플랫폼에서는, 한 번 만들어진 가짜 계정이 수많은 사람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빠른 대응이 필요하다. 사망자 명의로 생성된 계정을 정리하는 일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기술적 대응인 동시에, 고인을 기억하는 사람들의 감정을 보호하는 사회적 책임이다. 고인의 이름이 부적절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지켜주는 일, 그 세심한 감시자 역할이야말로 디지털 장의사가 수행해야 할 새로운 과업이다.